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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웰 북스를 나와 에어비앤비에 체크인하러 가는 길.

아들이 갑자기 기침을 해서 부부는 혼비백산을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어른도 힘든 장거리 여행인데

아들의 체력은 정말 대단했다.

나와 M보다 더 에너지가 넘쳤달까.


어쨌든 우리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한가하달까, 한산하달까.

한가해 지고 싶은 건 우리의 마음이고

그러라고 권하는 이 도시는 실제로 한산했다.

이곳에도 빨리 걷는 사람, 느긋하게 걷는 사람,

다양한 보폭이 존재했지만,

전체적인 속도는 분명 빠르지 않았다.


시속 4Km의 도시.

나는 서울에서 시속 4.6Km 정도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물론 여행을 가면 내 속도도 조금 느려진다.

버스를 놓쳐도 괜찮아,

지하철이 오지 않아도 괜찮아,

아차차 길을 잘못 들어도 다 괜찮아.


아들과 함께하고 정신없이 운전까지 했기 때문에

사실 평소 여행하던 속도까지 늦춰지진 않았다.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포틀랜드에서 아주 여유롭게 운전하는 버릇이 생겨서 좋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숨이 덜찬 며칠을 보낼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병맥주로 마셔본 Deschutes 펍.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다.


빨간 간판, 빨간 자전거, 빨간 자동차.





탄다는 차는 아직도 안 타고,

다시 실내다.


지난 편에서 언급한 적 있는 식료품점 앞에 차를 주차했으니

한 번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선 커피 같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건 물론 식사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매장에서 파는 신선한 채소와 육류 등으로 요리를 할 테니 맛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참 예쁘다.


World Foods, Cafe, Beer and Wine Bar
830 NW Everett St, Portland, OR 97209, USA





외국에 왔다는 실감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역시 시장이나 마트에 가야하지 않겠는가.


단순히 언어가 다르다는 차원을 넘어서

시장에서 먹거리를 진열하는 방식이나

상품의 패키징을 하는 방식이

우리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나는 그 지점을 들여다 보는 걸 좋아한다.


뭐, 요즘은 우리네 대형 마트도 이런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저것들이 고구마요, 감자요.

아니면 둘 다 아닌 다른 그 무엇이오.


오른쪽으로 오렌지 짜는 기계도 보인다.


이곳에서 오리건 주 피노 와인을 한 병 산 우리는 마침내 집으로 향했다.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집 사진은 찍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애틀과 마찬가지로 반지하의 스튜디오였는데,

부엌(?)과 변기가 함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예쁘고 깨끗하고 편리한 곳이었다.


주인인 데이비드가 아기 침대도 준비해 줘서 더 좋았다.



그건 그렇고 사진은 앨버타 스트리트다.

다운타인이나 펄 디스트릭트와는 분위기가 아주 달랐다.

해가 거의 저물어서 이날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포틀랜드의 여러 골목 중에서도 참 마음에 들었던 길이다.


Salt & Straw는 포틀랜드에 온 여행자라면

국적 불문하고 한 번씩은 들르는 아이스크림 가게.

아마 이 동네 사람들도 생각나면 들르지 않을까.

색다르고 맛있다. 한 스쿱 짜리를 시켜도 양이 엄청 많다.

워낙 손님이 많기도 하지만, 줄이 긴 이유도 따로 있다.

이날은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그 이야기도 다음에.





놀러온 사람은 누구나 이 가게의 그림에 관심을 갖겠지만,

놀러온 사람이라면 정작 들어갈 일은 없을 가구 수리& 리폼점.


구석에 처박힌 의자라도 한번 맡겨보고 싶지 않은가.


어쨌든 앨버타 스트리트에 오긴 했지만,

구경이 목적은 아니었다.


우리의 목표는 저녁 식사였다.




아래는 필름 사진.


사진을 올리다 보니, 저번 편에 올렸어야 할 필름 사진 몇 장을 빠트렸다.

아주 정직하게 시간 순서대로 올리고 있는데도

이렇게 뒤엉키게 마련이다.





그러나 정작 사진은 평범하다.

저 멀리 보이는, 등을 보이는 여성의 벽화가 얼핏 지나가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저 사람들 저렇게 모여서 뭐하고 있는 걸까.

파이팅?

제로?

선물 증정식?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지만,

포틀랜드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아주 자주 볼 수 있다.

실상 이곳의 대표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도시가 그리 크진 않기 때문에 자전거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거겠지.


자전거 도로도 잘 갖춰져 있다.

운전자들도 보행자와 자전거를 지극히 배려한다.

이곳에서 양보와 안전 운전은 습관이자,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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