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부터 본격적인 포틀랜드 맛집 투어가 시작될 터인데,한 협회 사보에 맛집 원고도 싣고 있으면서정작 맛을 표현하는 덴 서툴기 그지없어 부끄러운 마음 뿐이다. 하기야 그 원고도 본론(식당과 음식)보다 서론(잡문)이 더 기니까그것이 내가 쓰는 방식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아직 짤리지 않았으니 나쁘진 않은 거겠지, 그것도. 어쨌든 식당은 가 봐야 알고 음식은 먹어 봐야 안다.거기까지 가는 데 필요한 이야기를 전해 주는 게 내가 할 일이겠다. 물론 이 글에서 그런 동기 부여를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집에서부터 시작하자.우리가 빌린 에어비앤비에는 이런 책상도 하나 놓여 있는데,보자마자 앉아서 글을 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여기에 앉아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챙겨 나갈 것들을 잊지 않도록 놓아..
::: 포틀랜드에서의 첫 식사는 로컬 브루어리에서 하기로 했다.로컬 브루어리라는 말이 거시기하긴 하다.그러니까 동네 맥줏집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맥주를 직접 만든다는 게 평범한 동네 맥줏집과 다르겠지만. 이곳은 이날 만났던 사진 작가님께 추천 받은 곳 중 하나였다.맥주가 맛있겠지,순전히 그런 기대로만 이곳을 찾았다.앨버타 스트리트에 있다고 하여 그 유명한 거리도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그런데 웬걸. 일단 나무 좀 벨 줄 아시고 맥주도 마실 줄 아시는 분이 로고로 등장하신다.맥주와 나무꾼이라.일단 로고의 나무는 침엽수이고,자연스레 꽤 추운 곳이겠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데,커피도 아니고 맥주라니 정말 확실하게 몸을 덮힐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간판을 보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런 생각을 했다. 여기 그레이트 ..
::: 파웰 북스를 나와 에어비앤비에 체크인하러 가는 길.아들이 갑자기 기침을 해서 부부는 혼비백산을 했지만,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어른도 힘든 장거리 여행인데아들의 체력은 정말 대단했다.나와 M보다 더 에너지가 넘쳤달까. 어쨌든 우리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한가하달까, 한산하달까.한가해 지고 싶은 건 우리의 마음이고그러라고 권하는 이 도시는 실제로 한산했다.이곳에도 빨리 걷는 사람, 느긋하게 걷는 사람,다양한 보폭이 존재했지만,전체적인 속도는 분명 빠르지 않았다. 시속 4Km의 도시.나는 서울에서 시속 4.6Km 정도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물론 여행을 가면 내 속도도 조금 느려진다.버스를 놓쳐도 괜찮아,지하철이 오지 않아도 괜찮아,아차차 길을 잘못 들어도 다 괜찮아. 아들과 함께하고 정신없..
::: 붕 뜬 기분으로 얼마 걷지 않아 파웰 북스, 파웰 서점을 찾을 수 있었다.한 블록 전체가 서점인 이곳을 놓칠래야 놓칠 수도 없을 것이다.색깔별로 나눠진 섹션,직원들이 손수 쓴 추천사,헌책과 새책이 한 책장에서 뒤엉켜굳이 헌책을 찾을 필요도 새책을 고집할 이유도 없는 관용성까지. 포틀랜드에 갔다면, 파웰 서점엔 들러야 한다.책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도책이 좋아질 수 있다. (사실 나와 아내는 이곳보다 시애틀의 엘리엇 베이 북컴퍼니를 더 마음에 들어하긴 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헌책 및 새책방이란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어디로 접근해도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다만, 매장이 워낙 넓다보니 그 안에서도 고저차가 있어서유모차를 끌고 다니려면 서점 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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