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이 난 게 분명했다. 오늘은 방콕을 떠나는 날이니까, 이 마시고 또 마시고 싶은 도시를 벗어나 치앙마이에 도착하면 술을 좀 줄이자고 다짐했다. 몸에 힘이 없으니 글도 잘 써지지 않는다. 비단 여행에서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뭐라도 계속 쓰려면 몸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되도록 술을 안 마시려 하는 거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려고 (헛된) 노력을 하는 것이다. - 신기하게도 담배를 피우면 글이 잘 써지긴 하는데 노후에 있을 병이 걱정된다. - 맑은 정신과 건강한 몸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 데 꼭 필요한 특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왜 그렇게 열심히 뛰는지 알 것 같고, 그 점을 굉장히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아마 앞으로 이 이야기를 다양한 버전으로 계속할 것도 같지만, 여행..
방콕에서의 넷째 날에는 숙소를 옮겨야 했다. 전날 익스피디아에서 저렴한 레지던스로 미리 예약해 둔 우리는 빠르게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친절한 호텔 직원은 우리에게 집으로 돌아가는지 다른 곳으로 가는지 묻다가 그저 자는 곳만 옮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iSanook이라는 이름을 알려주자 손수 지도를 출력한 다음 태국어로 메모까지 해서 택시 기사에게 전달해 주었다. 이렇게 진심 가득한 서비스를 받아본 게 얼마 만인지. 기분 좋게 우리의 첫 호텔을 떠날 수 있었다. iSanook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레지던스로 세련되고 깔끔한 두 채의 빌라로 이뤄져 있다. 리셉션에 있는 직원들은 태국인뿐 아니라 다른 국적의 직원도 있어서 다양한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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