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층 잿빛 셋집은 아니지만. 파리 쉐뤼비니 가에서- iPhone 5
2012년 홍콩 여행기, '홍콩의 아침을 본 적이 없다'는 끝났지만,오랜만에 사진을 들춰보다 보니 여행기에 다 붙이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그래서 모아 보았다.(2013년 여행기는 언제 다 쓰누...) 비행은 언제나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다시 타고 싶은 타이 항공의 실내. 첵랍콕 공항 짐 찾는 곳에서 본 한 여인.이제 인간은 노트북을 들고 세계 어느 장소에서든 '일'을 하게 됐다.심지어 그건 즐거움이기까지 하다. 첫 날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에서 찍은 사진.여긴 아직 사진을 찍어 파는 사진사가 있었다.예전엔 서울에서도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이젠 여의도 공원에서 벚꽃 축제를 할 때나 이분들과의 재회가 가능하다. 인구 밀도 치명적으로 높은 곳, 몽콕.자동차 밀도도 치명적으로 높다.그러나 다..
[지난글] :: 파리 여행 노트 - 루아르 고성 #1 쉬농소 성 가는 길 [지난글] :: 파리 여행 노트 - 루아르 고성 #2 쉬농소 성 아주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듯한 슈농소 성의 분위기와는 달리주차장을 가로질러 철로만 건너면 작은 프랑스 마을이 나타난다. 앙부아즈 숲을 등지고 있는 마을은 아주 조용한, 마치 숲처럼 고요한 오후를 보내는 중이었다.이곳엔 높은 건물 하나 없었다.학창 시절 공책 앞 표지를 장식하던 어딘지 모를 유럽의 전원 풍경과 닮아 보였다.그런 류의 공책들은 대한민국의 답답한 교실 안에 있던 수많은 학생들을바다 건너 미지의 땅, 낭만과 사랑이 흐르는 코 높은 사람들의 땅으로 퍼나르곤 했다. 그리고 난 그 공책이 인도하던 곳,그 공책이 상징하던 곳에 와 있다. 이 부근에도 열차가 멈춘다..
[지난글] :: 파리 여행 노트 - 루아르 고성 #1 쉬농소 성 가는 길 루아르 지역, 고성이 모여있는 이곳으로 오기 위해 파리를 떠난 지 약 세 시간. 드디어 쉬농소 성으로 들어간다. 생각해 보면 궁엔 꽤 들어가 봤어도 성엔 별로 들어가 본 적이 없으니 나름 새로운 경험이다. 게다가 널리 알려졌듯이 쉬농소 성은 '여인들의 성'으로도 불린다. 뭔가 남다를 게 있을 것 같은 별명이 아닌가. 성 치고는 우리가 입장할 수 있는 입구는 아주 작았다. 딱 한 사람씩 오갈 수 있는 크기였다. 쉬농소 성이 '여인들의 성'이라 불리는 이유는 앙리 2세의 정부였던 디안느 드 푸아티에와 왕비였던 카트린 드 메디치가 각각 소유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성의 소유자가 주로 여성이었다는(디안느와 카트린을 포함해 모두 여섯 명)..
걱정과는 다르게 놀라울 정도로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정상회담 때문에 차가 많이 막힐 거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실상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덕분에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오하우 섬에 있는 국제공항은 최초로 하와이를 통일한 카메하메하 1세가 세웠다 해도 믿을 정도로 낡았다. 여행의 시작과 종착을 책임지는 역할엔 지장이 없지만, 딱히 볼거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공항은 터미널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버라이어티하다. 에이프런에 서 있는 비행기는 또 어떤가. 거대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아한 곡선에 혼이 빠져 한참이고 바라볼 수 있지 않은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불만이었던 이유는 출국 심사를 받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는데 흡연 구역이 하나도 없었..
하와이를 떠나는 날 아침. 공항에 갈 때까진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아침 산책을 나섰다. 아침 산책. 듣기만 해도 여유가 넘치고 평화로우며 그날 하루 전체를 의미 있어 보이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다. 무엇이든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마법이란 수식어를 붙이기 어렵다. 매일의 출근을 마법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듯이. 아침 산책이라는 걸 몇 번 해본 적도 없고, 그마저도 여행이나 가야 겨우 하곤 했던 나로서는 이 생소한 행위 자체가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인장이오,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면 이 섬처럼 여유로운 사람이 되자. 하루라도 지속되면 다행인 그 수많은 다짐들. 거리는 벌써 관광객이 점령하고 있었다. 아침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곳저곳 들락날락하는 사람들 때문에 기대했던 산책의 묘미는 대번에 쭈글..
:: 빅버스 오, 빅버스여. 우리를 스탠리까지 태우고 달렸던 크고 날렵하며 노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리의 붉은 탕아여. 태양은 온화하고 바람은 열기에 차있지 아니하니 너의 활짝 열린 머리 위에 앉는 게 이보다 더 안락할 수 있을까. 오늘은 새로운 길로, 우리가 미처 가보지 못한 길로 우리를 인도할 테요, 과감히 딱딱한 객석에 몸을 파묻고 카메라를 높이 들어 원숭이처럼 환호하리라. 그러니까 오늘의 빅버스 코스는 홍콩섬 일주였고, 나와 D도 가본 적 없는 완차이와 코즈웨이 베이를 지나 마지막으로 빅토리아 피크 아래쪽을 보게 될 터였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리자고 얘기했지만, 사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버스틀 타고 달리다 보면 관성에 의해 계속 가게 된다. 하나의 코스를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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