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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로 이동하는 TGV의 2등석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데

뭔가가 자꾸 등에 부딪힌다.

돌아봤더니 여섯 살 정도 된 아이가

내 의자를 열심히 차고 있었다.


피곤했기 때문에 어머니에게 아이가 차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마음껏 짓까불게 놔두었다.

나중엔 발길질보다 엄마에게 계속 뭔갈 이야기하는 소리가 더 고생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잠잠해 졌다.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아이가 마침내 뭔가에 몰두한 순간.


아니, 이렇게 얌전할 줄 아는 녀석이 말이야.

찰깍 사진을 찍은 건 지금껏 내 의자를 찬 대가다.


@TGV, Geneve, Switzerland



canon A-1 + 50mm

kodak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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