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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글] :: 파리 여행 노트 - 루아르 고성 #1 쉬농소 성 가는 길


[지난글] :: 파리 여행 노트 - 루아르 고성 #2 쉬농소 성



아주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듯한 슈농소 성의 분위기와는 달리

주차장을 가로질러 철로만 건너면 작은 프랑스 마을이 나타난다.

앙부아즈 숲을 등지고 있는 마을은 아주 조용한, 마치 숲처럼 고요한 오후를 보내는 중이었다.

이곳엔 높은 건물 하나 없었다.

학창 시절 공책 앞 표지를 장식하던 어딘지 모를 유럽의 전원 풍경과 닮아 보였다.

그런 류의 공책들은 대한민국의 답답한 교실 안에 있던 수많은 학생들을

바다 건너 미지의 땅, 낭만과 사랑이 흐르는 코 높은 사람들의 땅으로 퍼나르곤 했다.



그리고 난 그 공책이 인도하던 곳,

그 공책이 상징하던 곳에 와 있다.



이 부근에도 열차가 멈춘다.

홀로 이곳에 내려 하늘을 보는 사람은

오늘의 날씨가 참 화창하다고,

좀 쌀쌀하긴 하지만 너무 쓸쓸하진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 건너편엔 아담한 공간, 평범한 삶, 막 조리가 끝난 점심 식사가 있을지 모른다.



쉬농소 성을 보러 오는 관광객을 위해서인지 주변엔 호텔도 몇 군데 있었다.

이런 곳에 머물면 돈이 많이 들 것 같았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비수기엔 평범한 방 하나에 60유로가 되지 않더라.

한적한 분위기를 하루 종일 만끽하고 싶다면 고려해 볼만 하다.

산책을 할 수 있는 약간의 에너지와 침대에 누워 읽을 책 한 권은 필수겠지만.



우리가 간 곳은 쉬농소 성에서 오백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호텔(호스텔?)과 식당을 겸하는 곳이었다.



로스텔 뒤 루아이.



밖에선 작아 보이지만 실내는 생각보다 크다.

게다가 쉬농소 성을 보러 왔다가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 이렇게 마시는 술은 얼마나 달콤할까.

이곳이 식당 겸 바임을 잊지 말자.

만약 밤이었다면 (가격을 좀 본 후) 주저없이 한 잔 시켰을 것이다.

무슨 술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테이블을 세팅해 두는 방식이 좋다.

나 혼자 앉아 먹었지만.



음식 사진은 필름 카메라가 아니라 아이폰으로 찍었음을 양해해 주시길.


스프에 이어 감자 요리와



생선 요리가 나왔다.

보기와는 다르게(?) 스프도 감자도 생선까지도, 모두 맛있었다.



후식으로 애플 타르트를 줬는데 뜨끈뜨끈하게 주는 건 여전했다.

카페에서 커피와 곁들이는 디저트와 식사 후에 바로 먹는 디저트의 공통점이라곤

명칭 밖에 없는 것 같다.



이곳은 식당과 바가 문 하나로 나뉘어져 있었다.

식당은 북적북적한 데 비해 바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은 직원 둘은 바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언제 누가 저 등받이 없는 의자 위에 앉을지 모르므로.



식당의 야외 자리는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사실 이곳까지 오는 주택가엔 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쥐어짜는 식당이나 카페가 몇 군데 있었다.

아니면 남의 집 정원에라도 털썩 앉아 주방에 묵혀 둔 홍차라도 한 잔 달여달라 하고 싶었다.

(물론 난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위인이 못 된다.)



한낮에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은

다들 일터에서 돌아오는 저녁이 되어서야 조금이나마 북적거릴 것인가?

그러나 그런 풍경이 상상이 되질 않았다.

옛날 학용품에 인쇄된 풍경에서 항상 사람은 빠져 있었으니까.


이제 루아르 계곡에서 가장 크다는 샹보르 성을 보기 위해 떠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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