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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상인들이 여행자를 (악의 없이) 등쳐먹는 법은 여러가지다. 우선 택시가 있다. 하노이에 도착한 날, 우리는 열 시가 넘어 공항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운전사는 미터기를폼으로 켜놓고는 시내까지 가는데 75만 동을 요구했다. 대체로 예약제로 이용하면 40만 동이 넘지 않는데 말이다. 그래도 어떻게 하랴. 이미 출발해서 그런 말을 했는데. 웃긴 건 하노이 공항을 나서자마자 경찰의 검문에 걸렸는데 운전자를 포함해 뒷좌석에 앉은 우리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모두 50만 동의 벌금을 맞았다고 한다. 그는 그걸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고소하다는 생각을 물론 했었다.) 우리를 구시가지에 내려놓고 잔돈을 조금만 주는 것이다. 벌금을 물었으니 좀 도와달라고. 여기서 D가 강력하게 제지하며 "그건 네 잘못이지!"라고 밀어붙였다. 결국 우리는 처음 얘기한 금액 만큼만 지불하고 그와 인사했다. 하마트면 90만 동에 택시를 탈 뻔 했다.
또, 신발을 고쳐주는 남자들이 있다. 한 남자는 꽝시 폭포 정상을 오르내리며 다 떨어진 내 오래된 버켄스탁을 고쳐주겠다며 다짜고짜 강력 본드를 밑판과 코르크판 사이에 밀어 넣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그냥 괜찮다고 하고 그와 헤어졌는데, 거리를 걷다가 다시 만나니 내 신발이 잘 붙었다며 돈을 달라는 것이다. 아, 괜히 친절을 배푸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물론 돈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큰 바구니가 두 개 달린 어깨 지게에 과일을 담아 다니는 행상인 여자들이 있다. 여행자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웃으면서 지게를 어깨에 올려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그러고 파는 바나나 한 송이와 파인애플 반 덩이가 5만 동인데, 거기에 더해 사진을 찍은 값 한 사람 당 10만 동씩 20만 동을 더 달라고 한다. (알고 보니 그 정도 과일이면 현지인들은 만 동 정도 낸다고 한다.) 물론 딱 잘라서 과일 한 봉지 값 5만 동만 냈다. 그녀가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내 카메라로 찍은 내 사진은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고 형체만 보였다. 그럼에도 여자는 계속 사진 찍은 값을 내달라고 했다. 미안했지만, 여행 후반에 우리도 돈이 부족해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끝내 주지 않았다.
오토바이로 이곳저곳에 데려다 주는 이들도 처음에 흥정을 잘해야 했다. 편도가 아닌 왕복으로 이동시켜 주는 이들은 처음엔 값을 부르지 않는다. 하노이에 온 첫 날 히어로라는 클럽에 갔을 때 만난 친구가 그랬다. 우리야 처음이고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그의 오토바이를 따라갔지만, 편하게 가격을 책정해 달라더니 나중엔 편도 10만 동, 클럽 앞에서 기다리던 시간은 한 시간에 20만 동씩 받았다. (공항에서 시내로 오는 택시비 75만동. 그리 멀지 않은 클럽을 소개 받고 다녀오는 비용으로 80만동. 155만 동이다. 그렇구나, 우리가 괜히 나중에 돈이 부족한 게 아니구나.) 그러니 오토바이를 탈 땐 꼭 먼저 가격을 흥정하도록 하자.
거리에 앉아 있으면 끊임없이 뭔가를 사라고 하는 행상인들은 양반이다. 그분들은 여행자건 현지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뭔가를 팔았는데, 맥주거리 같은 곳에서는 다른 집의 안주를 마음껏 사서 먹어도 되기 때문에 수입이 좋아 보였다. 그러고 보면 라오스도 그렇고 콜키지 역시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긴 했다. 우리가 조금만 더 현지 안주를 좋아했으면 정말 즐겁게 한 상 먹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다만, 한 명이 뭔가를 산다 싶으면 다른 행상인도 얼씨구나 와서 면봉, 껌, 라이터, 꽈배기나 과일을 사라고 끈질기게 권한다는 건 염두에 두도록 해야겠다.
사실 이런저런 바가지를 쓰고 나도 크게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건 그들 모두가 웃고 있기 때문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라는 말은 아니고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개발도상국일수록 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자들에게 더 많이 받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일이 만 동도 아껴야할 판이었지만, 모국의 경제력이 다름을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신, 안 털리면 그만이다. 론리플래닛에 보면 아직 개발도상국이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더 오래 더 멀리까지 여행하며 조금이라도 그들의 경제에 보탬이 되자는 글이 나온다. 맞는 말이지만, 그게 바가지를 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신 나서 웃으며 비싼 값을 지불한다고, 그게 자비로운 건 아니니까.


Photo by D

댓글
  • 프로필사진 희망 이글은 허위가 가득한 베트남을 속이는 글입니다. 이런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시내까지 미터기 찍고 갑니다. 가격흥정은 돈이 부족할때 베트남택시기사에게 기대는 겁니다. 절대 이런일은 없으니 참고 하세요. 글쓴이는 혹시 베트남에 대해서 뭐 알고 쓰신건가요? 2015.05.06 16:39
  • 프로필사진 범생이 나두 지난해 베트남 갔었는데.... 바가지 쓴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택시기사들 모두 친절했구여....정원보다 더 탄다고 화내지도 않았고 웃돈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음식값도 저렴했구여........
    글쓴이의 여행기는 편견이 심하네요.
    2015.05.06 17:21
  • 프로필사진 범생이 나두 지난해 베트남 갔었는데.... 바가지 쓴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택시기사들 모두 친절했구여....정원보다 더 탄다고 화내지도 않았고 웃돈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음식값도 저렴했구여........
    글쓴이의 여행기는 편견이 심하네요.
    2015.05.06 17:21
  • 프로필사진 토닥s 오랜만에 들어와 밀린 여행기 다 읽지는 못하고 제가 살고 싶었던 베트남 부분으로 들어왔는데 바가지를 쓰셨다니 아쉽네요. 사실 저도 일행 중 잔돈을 적게 받은 이가 있었지만 저한테는 없던 일이라 기분좋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기억하게 되었거든요. 천천히 밀린 글 읽어볼께요. 역시 한국 가시니 바쁘신 모양입니다. :-) 2015.06.07 07:18 신고
  • 프로필사진 베트남여행자 지금 하노이 여행자인데
    윗 글에 공감합니다
    어제 저녁 호암퀴엠을 걷는데 어떤 여자가
    앞 뒤로 바구니를 메고 있었어요
    파인애플 작은 몇조각이 노란봉투에 담긴 것을
    2봉지 를 내밀며 cheap 싸다고 해서
    이상한 영어발음으로
    퓌쁘트? 퓌쁘틴? 이라고 해서
    아 2개에 15,000동 인줄 알고
    50,000동 주고 잔 돈 달라고 하니
    오히려 하나에 5만동이니 돈 더내놓으라고
    퓌프티 퓌프티하면서 막 신경질내고 화를 내는 거여요
    전 이해가 안되서 파인애플 몇조각이 한 봉지에 한국
    돈 2500원???
    모지?
    여튼 2봉지 쥐고 잔돈달라고 계산하면서 혼란스러워하니 그 아줌마는 돈 더 안준다고
    막 짜증내면서 그냥 가버렸어요
    사면서도 속임당한거 같아 기분이 너무 안좋ㄱㅎ
    중간에 다시 봉지 내밀고 내 돈 달라고 하고싶었는데
    이미 손에 쥔 내돈 안줄거 같아
    그냥 보냈지요
    결국 속도 안좋고 노란봉지에 비위생적으로 담긴 파님애플 몇조각 2봉지는 버리고...속맘 상하고...
    전 제가 5천동을 잘못 준건지..그 분이 너무 당당하니 헷갈릴정도로... 그냥 현지인들 도와드릴 순 있는데 이건 아닌거 같아 속이 안좋네요..
    원래 그 분들 상술이 그런지 위 글보고 저와 같은 일을 겪은 분이 있구나 ...위로가 됩니다
    2016.08.2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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