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상인들이 여행자를 (악의 없이) 등쳐먹는 법은 여러가지다. 우선 택시가 있다. 하노이에 도착한 날, 우리는 열 시가 넘어 공항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운전사는 미터기를폼으로 켜놓고는 시내까지 가는데 75만 동을 요구했다. 대체로 예약제로 이용하면 40만 동이 넘지 않는데 말이다. 그래도 어떻게 하랴. 이미 출발해서 그런 말을 했는데. 웃긴 건 하노이 공항을 나서자마자 경찰의 검문에 걸렸는데 운전자를 포함해 뒷좌석에 앉은 우리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모두 50만 동의 벌금을 맞았다고 한다. 그는 그걸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고소하다는 생각을 물론 했었다.) 우리를 구시가지에 내려놓고 잔돈을 조금만 주는 것이다. 벌금을 물었으니 좀 도와달라고. 여기서 D가 강력하게 제지하며 "그건 네 잘못이..
베트남과 라오스에선 한국차는 물론, 한국 중고차도 자주 볼 수 있다. 연식이 오래된 중고를 싸게 수입해 오는 모양이었다. 중고임을 알아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차 이곳저곳에 붙은 한글 스티커나 코팅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처음에 난 왜 그런 것을 뜯지 않았는지, 왜 '자동문'을 그대로 남겨두었는지 궁금했다. 어떤 동경일까, 그저 무신경일까. 그러다가 내가 만약 외국에서 건너온 중고차를 한 대 샀는데 거기에 전 소유주가 붙인 스티커가 남아있다면 그걸 어떻게 할까 상상해 보게 됐다. 그러자 조심스레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건엔 역사가 있다. 표면의 흠집이나 삐걱거리는 구동 기관의 한숨, 또는 주인이 남겨 놓은 이런저런 표식 따위가 그것이 사용돼 온 세월을..
아침 일찍 호텔에서 고수가 들어간 쌀국수를 억지로 먹고 픽업 나온 밴에 올랐다. 어제 방갈로에서 묵었던 나머지 친구들이 전부 앉아 있었다. 물론 오늘 닌빈으로 떠나는 타냐는 없었다. 대신 어제 식당에서 잠시 만난 네 명의 프랑스인이 새로 나타났다. 그들도 배를 타고 하노이로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이후로는 그저 이동에 이동일 뿐이었다. 언덕을 넘어 항구에 도착하여 배를 탄다. 그리 멀리 가지 않아 우리는 다른 배로 옮겨탔고, 거기서 또다른 사람들을 만났으나 별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베트남 보트카 병을 싸갖고 다니며, 담배도 자주 피우는 한 남자가 눈에 띄었다. 그는 옆에 사람이 있으면 끊임없이 말을 걸었는데, 주제는 주로 자신의 여행 이야기였다. 여행 중에..
깟바 섬 남동쪽에 있는 항구는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다. 선착장엔 별 게 없어보였지만 언덕을 넘자 무수한 숙박업소와 식당, 바와 구멍가게들이 나타났다. 배에 탔던 다른 일행 대부분은 방갈로에서 묵는 듯했다. 우리가 묵는 호텔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깟바 섬에서 제일 좋은 곳으로 예약되어 있었다. 가격은 방갈로가 더 비싸지만, 나름 호텔은 호텔이다. 그것도 전망이 아주 좋은 곳으로. 깟바 섬까지만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그 이후로는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타냐가 먼저 내렸고, 다음에 나와 D가 내렸다. 나머지 젊은 친구들은 계속 배를 타고 방갈로가 있는 해변을 향해 떠나갔다. 사진 상으로는 그냥 그래보였던 호텔이 약간 빛 바랜 흰색 몸체를 보무도당당하게 드러내며 우뚝 서 있었다. 규모 면에서는 ..
- Total
- Today
- Yesterday
- 베짱이세실의 도서관
- To see more of the world
- 데일리 로지나 ♬ Daily Rosinha
- :: Back to the Mac
- Be a reader to be a leader!
- 좀좀이의 여행
- Jimiq :: Photography : Exhibit…
- 반짝반짝 빛나는 나레스★★
- 일상이 말을 걸다...
- S E A N J K
- Mimeo
- Imaginary part
-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 전자책 이야기
- Sophisticated choice
- 토닥씨의 런던일기
- 언제나 방콕라이프처럼
- PaRfum DéliCat
- The Atelier of Biaan
- JUNGSEUNGMIN
- 꿈꾸는 아이
- hohoho~
- Write Bossanova,
- Connecting my passion and miss…
- Eun,LEE
- 밀란 쿤데라 아카이브
- 순간을 믿어요
- Margareta
- 하와이
- 22mm
- 책
- 음악
- 트레블노트
- 홋카이도
- 여행
- 미니룩스
- 유럽
- 라이카
- a-1
- Portra 160
- 이탈리아
- 캐논
- 주기
- 파리
- 사운드트랙
- 24mm
- 이태리
- 필름카메라
- 일본
- 트래블노트
- 북해도
- 한주의기록
- 50mm
- 홍콩
- 사진
- 수필
- EOS M
- Canon a-1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