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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 날은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바쁜 날이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다운타운, 시애틀 아쿠아리움, 알카이 해변, 그리고 스페이스 니들.
미리 구매해 둔 시애틀 시티 패스의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포틀랜드에서 돌아오고 나서 이 도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없지 않아 있었다.
덕분에 가장 버라이어티하고 재미도 있었던 하루였다.
그만큼 힘들기도 했지만.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엔 주차를 할 곳이 없을 것 같아 바로 옆에 있는 주차 빌딩에 차를 세웠다.
한두 시간만 차를 대면 엄청 비싸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간 당 주차료가 저렴해져
아예 이곳에 차를 대고 마켓과 부두와 아쿠아리움과 주변 거리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 건물을 나서자마자 공원이 하나 나온다.
저 멀리 보이는 산맥이 몹시 웅장하다.
65 Lenora St, Seattle, WA 98101, USA
일단 이곳이 시작인가 하여 사진부터 찍고 본다.
저 멀리 스타벅스 1호점도 보인다.
시장으로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반긴 건 엄청난 튤립들.
아내인 M이 이 마켓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난 꽃을 좋아하는 그녀가 좋다.
열두 송이, 아마 한 다발에 15달러 정도 하는 모양이었다.
튤립을 파는 이들은 대부분 중국계 아시아인이었다.
꽃을 사는 사람도 꽤 많았다.
카드 결제도 된다!
오기 전까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규모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현지인, 관광객, 상인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사네 마네 험악한 분위기도 없었고,
대체로 축제에 준하는 들뜬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저 언덕 위로 올라가면 시애틀의 도심이 나온다.
아마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구역 구분도 꽤 잘 돼 있었다.
잡화, 육류, 해산물, 채소와 과일, 그리고 식당.
구획마다 조명도 조금씩 달라서 걷는 재미가 있다.
상인들이 계속 과일이나 주전부리를 조금씩 덜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먹여주었다.
이쯤에서 먹은 사과가 제법 맛있었다.
작고 딴딴해 보이는 사과였다.
저 여자분은 다양한 건조 파스타를 사람들에게 내밀고는 했다.
초콜릿 파스타 조각 같은 걸 받아 먹었는데 신선했다.
무슨 소스에 어울릴지 감이 오진 않았지만.
많이 보던 버섯이다 했는데, 표고버섯이었다.
만약 우리가 더 길게 여행을 와서 저녁도 해먹었다면 분명 이 버섯을 샀을 것이다.
저 당근도. 양배추도. 아까 지나간 파스타도.
그럼 무슨 요리가 나오게 될까?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아동의 주요 이동 수단은 역시 목마.
내 아들은 품에 안겨 자고 있었거니와 목마를 해주기엔 아직 어리다.
게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텐 천국이리라.
우리는 게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비싼지 싼지 관심도 없었다.
시애틀을 이야기하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이다.
나는 이 영화를 스물 다섯 번쯤 봤다.
샘이 애니를 만나기 전(그러고는 영화가 끝나버리지만)에 잠시 만났던 빅토리아가 이곳에서 장을 봤다.
샘의 아들 조나는 그녀가 한 감자 요리를 난생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고 비아냥거렸고.
꽤 웃긴 시퀀스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 정확히 어떤 위치인진 알 수 없었지만,
그 영상 안에 직접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몹시 좋았다.
특히 저 네온 사인을 보니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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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필름으로 찍은 사진도 많아서 따로 모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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