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시간도 채 자질 못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남부터미널에서 6시 30분경에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달렸다. 버스를 타러 가며 전날 홍콩행을 기념한답시고 들이부은 술의 양을 가늠해 보았다. 다행히 두통이 아니라 속 쓰림의 형태로 찾아온 숙취는 기념주로 테킬라를 마셨던 선택이 탁월했음을 증명했다. 부족한 잠은 공항으로 가면서 보충하면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버스에 올라도 잠이 오지 않았다. 텅 빈 새벽 도시는 잠들기보단 저를 봐주길 원했다. 푸른색 필터를 끼운 것처럼 선명한 날 빛을 등진 건물들이 감은 눈 저편에서 끝없이 아른거렸다. 그나마 풍경이 단조로워지는 올림픽대로에 진입하고 나서야 비로소 잠들 수 있었다. D는 이번 여행의 동반자다. 누군가와 둘이 여행을 하는 게 참 오랜만인데, 그 마지막..
여행/2012 홍콩
2012. 10. 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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