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요. 그냥 올려다보았을 뿐인데요. 서 있는 땅이 다를 뿐 어차피 하늘은 한 배에서 자란 껍질처럼 우리를 덮고 있을 뿐인데요. 푸른 계통의 상석上席, 한두 방울의 농도가 더해졌을 따름인데 무심코 손을 뻗고 맙니다. 때로는 절묘하게 이웃색과 혼합해 버린 영롱한 붓질을 따라 걷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냥 우연히 겹쳤을 뿐인데요. 세월이 가면 언제나 그랬듯 가장 먼저 색이 바랠 열정일 뿐인데요. 참으로 정수만 골라 피운 붉은색입니다. 실은 빨강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눌러보라는 듯 봉곳이 도드라져 파랑을 더욱 파랗게 회색을 더욱 창백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풍경에 밑줄을 긋고, 일상에 굵은 테두리를 둘러 강조합니다. 턱없이 작아도 제 할 말은 다 해버립니다. 눈이 오지 않는 삿포로의 ..
영종대교를 따라 달리다가 매도를 지날 때였다. 땅에 불그스름한 기운이 무릇했다. 얕은 잔디가 가을이 온다고 저도 단풍이 든 것 같았다. 쓰다듬으면 손에 물이 들 듯한 붉은 빛을 보며 절로 앞으로 갈 도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곳에서 아무도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면, 내가 그곳에 가는 이유는 세상 어느 곳보다 찬란한 단풍을 보려는 데 있을 테니까. 사소하지만 당위성 있는 연상 작용에 번쩍 현실감이 들었다. 저런 붉은 잔디가 무럭무럭 자라 길을 가르고 하늘을 채우고 눈앞을 어지럽히리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도 덩달아 붉어지는 것 같다.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찾아 앉는 순간, 장거리 비행은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열두 시간 삼십오 분. 마치 그 긴 시간을 보답해 주고 싶다는 듯 개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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