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간의 기록. 28일 동안 기차와 배에서 잔 날을 포함해 모두 열다섯 군데의 숙소에서 묵었다. 가장 많이 숙소를 옮긴 곳은 라오스의 방비엥이었다. 우리는 끝없이 이동했다. 택시, 툭툭이, 송태우, 시내버스, 미니밴, VIP 버스, 열차, 자전거, 오토바이, 슬로우 보트, 스피드 보트, 크루즈, 카약, 비행기 등을 탔으며, 무엇보다 두 다리가 최고의 이동수단이었다. 현금으로 가져 간 1,280달러는 한 푼도 남지 않았다. ATM기는 두 번 이용했는데 한 번은 재미삼아 해봤고 한 번은 당장 쓸 돈이 없어서 해봤다. 현지에서 카드로 계산한 비용 중 가장 비쌌던 건 2박 3일 하롱베이 크루즈 투어였다. 그리고 단시간에 최고 비용을 쓴 건은 비엔티안에서 하노이로 가는 베트남 항공이었다. 우리는 한 시간만..
호안끼엠 호의 북쪽, 구시가지를 향해 가는 길은 아주 북적였다.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가게가 즐비하고 주차된 오토바이가 인도를 점령하고 앞서 나가려고 애쓰는 달리는 오토바이는 차도를 점령했다. 하노이에서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걷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오토바이를 무시해야 한다. 그들이 알아서 나를 비켜가 주니까. 종종 경적을 울리는 이들이 있지만, 그것 역시 무시하면 그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몰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류는 정장을 입고 타는 이들이다. 오토바이와 정장은 얼마나 부조화스러우면서 한편으로는 잘 어울리는지. 두 발 전동차를 타고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남자들은 넥타이를 휘날리고 여자들은 다리를 꼭 붙여 치마가 뒤집어지지 않게 애쓴다. 여..
어제 술을 꽤 마셨음에도 푹 자서 그런지 숙취가 없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침대에 누워 들어온 메시지를 확인할 힘을 내려고 애쓰다가 다시 눈을 감고 잠들었다. 내일 집으로 돌아가든 말든 오늘이 마지막 날이든 말든 나는 꾸물거리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돌아가고 싶지 않거나 하지는 않다. 단지 또 떠나고 싶을 뿐이다. 28일이 이렇게 흘렀으니 다음엔 또 다른 28일을, 내키면 280일을 떠나고 싶을 뿐이다. 술자리에서 D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곧 결혼을 하는 그로서는 다시 이런 긴 여행을 떠나기가 어려울 거라고. 내 코가 석자인데 그런 상황을 안타까워할 필요도 없고, 게다가 그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직전이니 오히려 축하할 일이다. 새로운 삶은 여행, 그 이상일 것이다. (사실 이 말..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고 온 마지막 호텔에 체크인을 하자 예약자인 내 이름이 쓰인 웰컴 카드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그걸 보자 정말 여행의 끝에 도달했다는 실감이 났다. 사진을 찍은 후 무료로 제공되는 바나나와 초록색 귤을 먹었다.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었다. 부드럽고 과육이 실한 동남아시아의 과일들. 너희도 일단 안녕이구나. 우리가 잡은 호텔은 서호 주변에 위치했다. 굳이 이 호텔을 잡은 이유는 카지노였다. 마카오와 마닐라에서 재미있게 즐겼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D는 여행 전부터 100달러 정도를 한 번 딱 걸어 운을 시험해 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마카오에서는 성공했었고, 마닐라에선 실패했었다. 이번엔 어떨까? 100달러를 걸어 100달러를 벌면 바로 술을 마시러 가기로 했다. 그래..
- Total
- Today
- Yesterday
- 베짱이세실의 도서관
- To see more of the world
- 데일리 로지나 ♬ Daily Rosinha
- :: Back to the Mac
- Be a reader to be a leader!
- 좀좀이의 여행
- Jimiq :: Photography : Exhibit…
- 반짝반짝 빛나는 나레스★★
- 일상이 말을 걸다...
- S E A N J K
- Mimeo
- Imaginary part
-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 전자책 이야기
- Sophisticated choice
- 토닥씨의 런던일기
- 언제나 방콕라이프처럼
- PaRfum DéliCat
- The Atelier of Biaan
- JUNGSEUNGMIN
- 꿈꾸는 아이
- hohoho~
- Write Bossanova,
- Connecting my passion and miss…
- Eun,LEE
- 밀란 쿤데라 아카이브
- 순간을 믿어요
- Margareta
- a-1
- 수필
- 이탈리아
- 이태리
- 사운드트랙
- Canon a-1
- 유럽
- 음악
- 트래블노트
- EOS M
- 22mm
- 여행
- 미니룩스
- 캐논
- 라이카
- 하와이
- 주기
- Portra 160
- 책
- 한주의기록
- 50mm
- 홍콩
- 홋카이도
- 트레블노트
- 사진
- 파리
- 북해도
- 필름카메라
- 24mm
- 일본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