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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급차 한 대가 우리 사이의 거리를 달려갔다. 누가 실려 가는 걸까,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상상해 보았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고난도 기술을 시도하다가 발목을 부러뜨렸을까? 아니면 온몸의 90퍼센트에 3도 화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는지도 몰라. 내가 아는 사람일 가능성도 있을까? 누군가 저 구급차를 보면서 그 안에 혹시 내가 타고 있나 궁금해하지는 않을까?

  내가 아는 사람들을 모조리 다 알고 있는 장치가 있다면 어떨까? 환자의 장치가 아는 사람의 장치를 주위에서 탐지하지 못했다면 구급차가 거리를 달릴 때 지붕에 커다란 사인을 번쩍일 수도 있겠지.


  걱정 말아요! 걱정 말아요!


  그 장치가 아는 사람의 장치를 탐지해 낸다면, 구급차는 거기 탄 사람의 이름과 함께 이런 메시지를 번쩍이든가.


  심각하지 않습니다! 심각하지 않습니다!


  혹은 상태가 심각하다면 이런 메시지를 띄우는 거다.


  중태입니다! 중태입니다!


  또 내가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하는가에 따라 등급을 매길 수도 있다. 구급차에 실린 사람이 중상을 입었다든가 벌써 죽었는데, 그의 장치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나 그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장치를 탐지했다면, 이런 메시지를 번쩍이는 거다.


  안녕히! 사랑해요! 안녕히! 사랑해요!


  많은 사람들의 목록에 첫 번째로 올라가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근사하겠다. 그러면 죽음을 목전에 두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그 메시지가 번쩍거리겠지.


  안녕히! 사랑해요! 안녕히! 사랑해요!



-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중에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7-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세 명의 화자, 퍼즐처럼 맞춰지는 세 가지 이야기 이 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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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kissmuch 엄청나게 재미있고 믿을 수 없게 놀라운 책이었어요. 한때 이 친구 책에 폭 빠져서 부인인 니콜 클라우스의 책도 찾아 읽곤했던 기억이 납니다. 2014.06.02 08:44
  • 프로필사진 프린시아 저도 이 책 처음 읽었는 때 정말 엄청나고 믿을 수 없게 놀랐었습니다!
    곧 다음 소설이 나온다고 하는데 완전 기대중이에요!
    2014.06.02 23:44 신고
  • 프로필사진 kissmuch 엄청나게 재미있고 믿을 수 없게 놀라운 책이었어요. 한때 이 친구 책에 폭 빠져서 부인인 니콜 클라우스의 책도 찾아 읽곤했던 기억이 납니다. 2014.06.02 08:44
  • 프로필사진 토닥s 멋진 아이디어이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그런 사인을 주고 받는 일은 없는 것이 더 좋겠어요.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요즘은 문학적 상상력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사는 게 너무 바짝 말라서. 2014.06.06 00:05 신고
  • 프로필사진 프린시아 오, 이 책 정말 추천해 드려요. 영화로도 있는데 전 아직 안 봤고, 책은 읽은 지 몇 년 됐지만 아직도 종종 생각날 정도예요. 웃기기도 한데.. 정말 슬픈 책이랍니다 ㅠㅠ 2014.06.06 20: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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