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째 날엔 몇 시에 일어났는지도 잘 모르겠다. 세 번의 아침 중 제일 늦게 일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간밤에 침사추이를 싸돌아다닌 여파가 밀려오는지 어디 한 군데 안 쑤시는 곳이 없었다. 창문을 열자 어제보단 덜 뜨거운 공기가 얼굴에 닿는다. 흐린 날씨였다. 비가 올까? 한국의 여름이라면 우산을 준비했겠지만 피곤했던 우리는 방수 코팅된 천 뭉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을 정리하고(워낙 좁아서 정리랄 것도 없었지만) 우리의 몰골도 정리를 좀 했다. 홍콩에 와서 찍은 필름을 세어보니 고작 세 통이었다. 하루에 한 개 반. 여행을 가면 가져간 필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마구 찍는 편인데 홍콩에선 셔터를 누른 횟수가 턱없이 적었다. 아무래도 너무 더워 금방 지치고 아침 일찍 나다닌 적이 없어..
:: 여기가 어딜까? 여행의 둘째 날 아침엔 곧잘 그런 의문과 함께 눈을 뜨곤 한다. 깨어나기 직전까진 분명 내 방 침대 위에서 이 괴상망측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떴을 때 보이는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그래, 난 지금 홍콩이지. 이 좁아터진 방은 우리가 술을 마시다 쓰러진 호텔방이고. 에어컨을 그대로 켜놓고 잤구나, 목이 칼칼하고 몸이 으슬으슬하군. 그런데, 난 언제부터 자고 있었던 거지? 의식을 찾으며 하나씩 상황을 이해해 가는 과정은 수여 개의 전등을 차례대로 켜는 느낌과 비슷하다. 상황이 좀 정리가 되자 머리가 무겁고 입안에 술 냄새가 가득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 얇은 천조각은 자비 없는 햇살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저건 아침 햇살이 아니다 싶어 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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