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아침을 때우고 물로 연명하다가 점심시간이 지났다. 오전 내내 땡볕 속을 걸어 다녔더니 힘이 없다. 뭘 먹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스팸 무스비조차 땡기지 않는다. 그냥 아무거나 대충 밀어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집에서 혼자 휴일을 보낼 때와 똑같다. 음식을 먹는다기보단 최소한의 열량을 공급한다는 느낌에 가까운 바로 그 순간 말이다. 알라 모아나의 푸드코트에 들어섰지만 메뉴 고르기가 어렵다. 일단 종류가 너무 많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에 태국식까지.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세계 음식의 바이블을 보는 기분이었다. 전체를 세 바퀴를 돌고 나서야 마음이 선다. 오늘의 정답은 하치바 상 - 일본식 그릴요리 전문점 - 이 요리해 주는 치킨 데리야키 플레이트다...
여행/2011 하와이
2012. 7. 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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