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과 카메라] 끝과 시작(@프랑크푸르트)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만난 구안은 스패니쉬계 미국인이다. 그는 나를, 아니 내 여행용 가방을 보자마자 "그거 지갑이야? 너 게이냐?"고 물었다. 너의 성향은 존중하지만 열 시간 넘게 옆에 타고 가기엔 좀 그렇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덩치도 큰 게 가리는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친절하게 이건 지갑이 아니라 여행용으로 간편하게 들고 다니는 가방이라고, 나는 게이가 아니니 걱정 말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정말 한숨을 돌렸는지(?) 그 때부터 그는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구안은 미군이다. 독일에서의 복무를 마치고 3년 간 한국으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한국에 가본 적이 있냐고 물으니까 이번이 처음이라고, 사실 한국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동양의 작고 생소한 나..
여행/2012 유럽
2013. 3. 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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