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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 사흘 동안 부산에 다녀왔다. 아마 여기 블로그에선 한 번도 소개하지 않았을 오랜 친구들로, 같이 여행을 가는 건 거의 십 년만이었다. 부산에서 일(이라고 하기엔 좀 더 학구적이면서 영업적인 면도 갖춘)을 한 지 일 년 반 정도 된 친구의 호출 덕분이었다. 서울에서 내려가는 사람만 넷. 현지에서 만난 친구까지 하면 다섯. 대체로 큰 계획 없이 먹으러 다녔던 사흘이었다.





  네 명이 내려가니까 KTX보다는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안타깝게 내 면허증은 아직 장식용이라 운전은 두 사람이 나눠서 했다. 하필 부산 국제영화제 기간과 딱 맞아 떨어져 걱정을 했었는데 부산까지 가는 길은 막힘이 없었다.





  혼자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는 부산대에서 만났다. 아주 오래된 유머 중에 부산대로 말장난하는 게 있었다. "쟤네 왜 저렇게 부산대?" 따위의 말장난이었는데 그곳에 실제로 오다니 감개무량.

  축제 기간이라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캠퍼스는 들떠 있었다. 과 잠바를 입은 학생들이 주점을 열고 막걸기와 전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한 자리 차지하고 한 상 주문하고 싶었지만, 그랬다면 이 아저씨들은 뭔가 했겠지. 아, 아저씨라니.





  원래 이번 부산 여행 중 일부 사진은 흑백으로 작업해 따로 올리려고 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진을 다 정리해 올릴 가능성도 희박한 이 마당에 따로 포스팅을 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섞어서 올린다. 

  (다른 친구들이 마닐라 여행기는 끝났냐고 종종 묻는데, 여기에 할 말이 없다. 그러면서 부산 사진은 또 올리고 있다.)





  다시 흑백에 관심을 가지자고 다짐하긴 했으나 흑백은 여전히 어렵다.





  친구가 강력 추천한, 부산대 주변 온천장 어딘가, 바다소리라는 횟집이다. 수족관을 청결하게 유지하기로 유명한 곳이라 하는데, 저 영롱한 푸른색을 흑백으로 가릴 수 없었다. 실제로 정말 깨끗해 보였다. 아쿠아리움의 한 구석을 보는 느낌. 아니 그보다 더 깨끗한 느낌.





  이런저런 장과 스끼다시가 나왔다. 음식도 역시 컬러지.





  원래 회를 썩 좋아하지 않아 생선 이름은 아는 게 별로 없다. 전어 말고 이런저런 생선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을 못하겠다. 서울까지 잘 올라오지 않는 물고기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비쌌다. 매운탕을 포함해 요 한 접시가 12만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상한 일은, 남자 다섯이 먹었는데 약간 배부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물론 더 시키긴 했지만.





  그리고 광안리로 내려가 광안대교를 보며 맥주와 피자를 먹었다. 먹고 나서 잠깐 백사장을 걷기도 했는데, 이번 부산 여행에서 백사장을 밟은 건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Canon EOS-M + 2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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