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원 풍경과 그리 다르지 않은 길을 세 시간쯤 달려서 드디어 치앙콩에 도착했다. 치앙콩은 아주 작은 마을로, 다음 날 태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들어가는 여행자들이 주로 머문다. 밴은 우리를 치앙콩 주거리에서도 꽤 떨어진 게스트하우스에 내려줬다. 방 키를 배정하고, 내일 일곱 시 반에 아침 식사를 한 후 국경을 넘어 훼이싸이로 이동한다고 알려주었다. 운전자는 인내를 갖고 모든 이의 짐을 내려준 후, 담배를 한 대와 맥주 한 병을 집어삼키곤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갔다. 게스트하우스는 빌라 두 동이 붙은 구조였으며 아주 낡은 시설을 자랑했다. 키를 배정해 주거나 물과 맥주를 파는 아저씨는 굉장히 느린 속도로 일 처리를 했는데 약간 몸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무뚝뚝하긴 했지만, 이상하게 정이 가는 ..
여기서 여행을 하며 보았던 길거리의 개와 고양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외국을 다니다 보면 유독 개와 고양이갸 많다는 걸 깨닫고는 한다. 유럽에선 대체로 애완견이 눈에 많이 띈다면, 태국과 라오스에서는 종자를 알 수 없는 큼직한 개들이 많이 보였다.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부분 줄로 묶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길거리에 큼지막한 개가 앉아있으면 털이 쭈뼛 설 정도로 놀라고는 했는데, 녀석이 마음만 먹으면 일 초 만에 나에게 뛰어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너무 후텁지근한 날씨 탓인지 녀석들은 움직일 기운조차 없어 보였다. 방콕에서는 내 바로 옆에 시커먼 개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걸 뒤늦게야 깨닫고 흠칫 놀랐는데, 녀석은 나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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