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사고 다시 나이트 마켓이 열리는 사거리로 돌아와 조마 베이커리란 곳으로 향했다. 이곳뿐만 아니라 비엔티안과 하노이에도 지점이 있는 조마 베이커리의 최장점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데다가 에어컨도 있다는 것이었다. 커피도 맛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자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고, 결국 우리는 바깥 자리로 옮겼다. 다행히 차양 아래 그늘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했다. 계속 특별한 일은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모처럼 여유를 만끽하는 기분이 드는 건 또 왜일까. 역시 난 카페가 맞는 것일까. 저번 삿포로 여행과 이번 동남아 여행을 쭉 지켜본 결과 나는 다양한 카페와 시끄러운 음악을 듣기 위해 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중간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루앙 프라방에서 삼 일째를 맞이하자, D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쭉 돌면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자, 마침내 이곳에 길이 드는 것 같다. 어제가 스쿠터의 날이었다면, 오늘은 스쿠터를 빼앗기는 날이었다. 오늘 오후 7시에 반납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어제 오후 7시까지였고, 아침 열한 시쯤 직원이 스쿠터를 찾으러 온 것이다. 아침부터 스쿠터를 타고 시내를 크게 한 바퀴 돌고 오겠다던 D의 꿈은 무너졌다. 기름을 단 한 칸도 쓰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라니. D가 직원에게 기름이 꽉 채워놨다고 말하자 그 직원은 내일 이 스쿠터를 빌리는 사람이 럭키라며 농담을 했다. 그래, 좋겠다, 그 누군가는. 그래서 오늘은 D도 자전거를 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쿠터를 타다가 많이들 다친다는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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