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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관람차를 탔던 기억이 없다. 한번은 올라봤을 법도 한데 너무 어렸을 때라 지워진 건지도 모른다. 그 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른다. 시야가 점점 넓어지다 절정에 오르면 어떤 기분이 벅차오르는지 나는 모른다. 조심스레 지금에 와선 덤덤할 게 분명하리라 예측할 뿐이다.
 이것이 한계라면 한계라 불러도 좋다. 감정을 움직이는 동력의 가짓수가 줄어드는 나이가 됐음은 분명하다. 굳은살처럼 덕지덕지 붙은 껍질은 마음의 바퀴를 뻑뻑하게 하고, 톱니가 맞물리지 않고 자꾸 엇나가게 한다. 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사람을 만나고 일에 열중해도 그걸 다 긁어낼 도리가 없다. 그러기엔 더께가 쌓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때마다 대청소를 하듯 아예 떠나버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관람차에 오르는 게 그러하듯. 캡슐에 타 지상에서 아주 먼 곳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 결국, 돌아오도록 예정된 일. 그래서 어쩌면 아예 시작조차 안 해도 무방했을 일. 하지만 꼭대기까지 올라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 그걸 알고 싶으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일. 그러고 보면 사랑도 그러하다. 여행이 바로 그러하다.




Canon EOS-M + 2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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