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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셋째 날, 우리는 포틀랜드로 향했다.

시애틀 2박, 포틀랜드 4박, 다시 시애틀 2박.

앞뒤로 잡은 시애틀 숙박은 같은 집이었고,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침도 못 먹었거니와 그냥 시애틀을 떠나기가 아쉬워 시내에서 한 곳을 들르기로 했다.

그게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었다.

이 매장이 있는 시애틀 대학의 북쪽, 파인/파이크 지구는

너무 점잖지도, 너무 정신줄 놓은 것 같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의 동네였다.





건물도 크고, 문도 크다.

실제로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곳 내부는 꽤나 광활(?)하다.


Starbucks Reserve Roastery


사실 여기서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있는

Victrola Coffee Roasters란 카페의 커피맛이 더 궁금하긴 했다.


연달아 커피 두 잔을?

뭐가 문제겠어,

어차피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니

스타벅스에서 한 잔을 마시고, 빅토롤라에서 또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서 출발하는 거야.


이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





일단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이렇게 많은 사람수용하고도

공간이 남아 보인다는 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흔히 커피 랩Lab이라고 부르는,

둥근 카운터 바를 가운데 놓고 고객과 바리스타가 마주 앉아 커피 한 잔을 놓고 씨름하는 그런 콘셉트였다.





한쪽에는 이런저런 커피 용품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다.

칼리타 동포트가 참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동포트는 그 이상이었다.

(정작 제품은 제대로 보지 않은 관계로... 그게 설마 칼리타 동포트는 아니었겠지?)





결론부터 말하자.

카페 라떼는 한국 매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맛이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원두와 머신은 그렇다 쳐도 우유는 다를 텐데.

이 시대의 프랜차이즈에게 몇 천 킬로미터의 거리 따위는

사소한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솔직히 맥도날드 빅맥도 나라마다 맛이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싶은데 말이야.


하지만 베이글 같은 베이커리 류는 이쪽이 훨씬 맛있었다.





리저브 음료를 추출하는 클로버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한 노인이 다가와 저 머신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하나씩 가지고 싶은 꿈이 아니냐고 말했다.





저 동판으로 보이는 거대한 통은 일종의 인테리어를 위한 가구랄까.

저 통에 연결된 투명한 관으로 원두가 옮겨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어디서 주워 들은) 윌리 웡카 씨의 초콜릿 공장을 모티프로 했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저건 원두통이다(라고 이해했다).





이 카운터가 오죽 마음에 들었나 보다.

여기에 넣지 않은 사진이 한두 장이 아니다.





사이폰으로 추출한 커피도 시음할 수 있었다.


부득이하게 바리스타께서 도도하게 나오셨지만,

친절한 미소를 지닌 분이었다.





이 매장의 원두를 책임지는 로스터기는 반층 아래 있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였고,

저 앞에 서 있던 두 명의 로스터는 마치 연구원처럼 보였다.





스타벅스 1호점 안에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여기서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자문하게 된다.

평소 프랜차이즈 카페가 몰려있는 곳에서 커피가 땡기면

별 생각 없이 스타벅스에 가긴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신용카드가 20% 할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거의 엇비슷한 가격의 카페 중에서 이곳이 제일 저렴해 진다. :D


물론 가계를 위한다면 아예 커피를 마시지 않는 편이 낫겠지만.

그게 쉽나.





아침은 역시 카페 라떼가 좋다.


왼쪽 끝에 있는 저 베이글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었다.

베이글이 좀 짜긴 했던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매콤해서 입에 잘 붙었다.


제대로 된 테이블은 모두 만석이라서

넓은 창틀 앞에 간이 의자를 두고 앉아서 먹었다.


햇살이 좋아 어떻게 앉아서 먹든 상관이 없었다.


마땅히 이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이 매장의 또 다른 장점은 영업시간이다.

무려 밤 11시까지 영업을 한다.

구글 지도의 카페를 다 뒤져봐도 시애틀에서 밤 11시까지 영업하는 카페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래는 필름사진.


이 롤을 찍을 때 초점 설정을 잘못하는 바람에 계속 무한대로 찍혀 건진 사진이 몇 되지 않는다.





아빠가 밖에 있어요!




뭐랄까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간판이 중요하니까.

1124 Pike Street라는 주소가 어쩐지 어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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