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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나오고 바로 차를 탔어야 했지만,

아직 들러야 할 곳이 남아 있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빅토롤라 커피 로스터였다.

여기서 주행용 커피를 한 잔 사서 포틀랜드로 출발하기로 했다.





얼핏 보이는 Stateside라는 식당도 꽤 인기가 좋은 모양이었다.

스타벅스를 향해 걸어갈 땐 영업 전이라 아무도 없었는데,

그곳을 나와 다시 지나갈 땐 반 넘게 자리가 차 있었다.





빅토롤라 커피 로스터는 뭐랄까,

대학가 카페 같은 곳이었다.

미리 추출해 놓는 하우스 커피는 저렴하고,

와이파이가 잘 터지며,

혼자 온 사람을 위한 자리도 많았다.


Victorola Coffee Roasters

310 E Pike St, Seattle, WA 98122, USA





오늘의 커피는 브라질산 커피였다.

가격도 저렴한 편에 스타벅스에서 마신 커피보다 맛있었다.





벽돌로 장식한 벽도 운치가 있고,

그냥 선 채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커피 한 잔만 받고 얼른 갈 길을 가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노트북 아니면 책을 붙잡고 있기에

대학가 카페 같다는 이야기.

실제로 시애틀 대학교가 그리 멀지 않다.





열심히 공부(또는 SNS질이라도)하는 청년들에게

저렴하고 양 많은 신선한 커피는 필수.


한가롭다기보단 집중한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어딘지 모르게 단단하게 느껴지는 카페였다.





그리고 우리는 언덕에 세워둔 차에 시동을 걸고

시애틀을 빠져나왔다.


차는 거의 밀리지 않았다.

구글 지도의 내비게이션은 포틀랜드까지 약 2시간 40분을 예상하고 있었다.

한 시간 더 걸리지만 레이니어 국립공원 쪽을 경유하는 루트도 있었는데,

포틀랜드에서 3시에 만날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이 울고, 배가 고팠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휴게 구역으로 빠져나왔다.

원랜 웬디스에서 햄버거와 쉐이크를 사려고 했다가

그냥 서브웨이에 들르기로 했다.


캐나다도 그랬지만, 미국의 고속도로는 출구가 굉장히 자주 있고,

그쪽으로 빠져나가면 식당, 카페, 주유소, 때로는 캠핑장이나 지역 특산물을 파는 농장/매장을 만날 수 있다.

어쨌든 톨비가 없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고속도로에서 이탈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다시 돌아오는 것도 금방이니까.





이탈리안 어쩌구 하는 샌드위치였는데

아주 아주 맛있었다.

너무 칭얼대는 바람에 정차하는 동안 운전석에서 핸들을 잡고 놀던 아들의 발도 보인다.





샌드위치를 해치우고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다.

보이는 풍경 자체는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는 것 같지만,

어쨌든 도로를 둘러싼 모든 것의 스케일이 두 배 이상은 커지는 느낌이다.

날은 맑다 못해 덥기까지 했다.





물론 내가 운전 중에 사진을 찍은 건 아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찍는 사진은 아내의 몫이었고,

덕분에 운전하느라 놓친 풍경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저런 철교 밑을 지나갈 땐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멀리 왔다는 자각은 이상하게도 이럴 때 찾아오고는 한다.





이래저래 쉬면서 거의 세 시간이 넘게 비슷한 풍경을 보다보니

사실 좀 지루하기도 했다.

아마 이렇게 나열된 고속도로의 사진을 보는 당신도

지루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의 운전이 어땠는지 첨언하자면,

한국과 그리 다를 게 없었다.

평균적으로 한국 운전자보다 얌전한 것 같았지만,

이곳에도 미친놈들은 존재했다.


우리가 탄 밴의 핸들이 워낙 뻑뻑했기 때문에

여행 전에 다친 오른손이 아팠다는 쓸데없는 이야기도 여기에 남긴다.





올림피아라는 도시를 지날 때였는데

사진 상으로도 보이는 유럽풍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며칠 후 포틀랜드에서 시애틀로 돌아올 때,

저 도시 쪽으로 빠져나가야 할 일이 생기기도 했다.





사진 상으로는 굉장히 평화로운 여정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카시트에 앉기 싫어했던 아들이

거의 두 시간을 울었고,

나와 아내의 정신은 아득한 곳으로 멀어져만 갔다.


그렇게 울고 울다가 지쳐서 포틀랜드를 30분 정도 남겨놓고 잠이 들었다.





두 시간 동안 말로 아이를 달래고 어르고 하느라 많이 지쳤다.

이래서 메인 디쉬인 포틀랜드를 제대로 즐길 수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포틀랜드에 우리는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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