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틀랜드로 들어가는 길은포틀랜드가 소도시라는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지방 도시에 입성하는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우리가 빌린 집이 있는 동네에 들렀다.도시 북동쪽, 아담한 일이층 집들이 쭉 들어선 거리였다.고목이 햇살을 가리고 거리는 어느 정도 지저분하며,낡은 자동차와 낡은 담벼락과 낡은 문이며 낡은 지붕 따위가 계속되는 곳이었다.포틀랜드에 오기 전까지 이 도시를 그리며 상상하던 모습과는 또 달랐다. 그 느낌이 얼마나 좋던지.나중에 사진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짐도 풀지 않고 다시 내비게이션을 찍어 간 곳은펄 디스트릭트의 티 바라는 카페였다.이름 그대로 차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로 특히 타피오카가 들어간 밀크티가 인기였다.특히 차이티가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다. 생긴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
:::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나오고 바로 차를 탔어야 했지만,아직 들러야 할 곳이 남아 있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빅토롤라 커피 로스터였다.여기서 주행용 커피를 한 잔 사서 포틀랜드로 출발하기로 했다. 얼핏 보이는 Stateside라는 식당도 꽤 인기가 좋은 모양이었다.스타벅스를 향해 걸어갈 땐 영업 전이라 아무도 없었는데,그곳을 나와 다시 지나갈 땐 반 넘게 자리가 차 있었다. 빅토롤라 커피 로스터는 뭐랄까,대학가 카페 같은 곳이었다.미리 추출해 놓는 하우스 커피는 저렴하고,와이파이가 잘 터지며,혼자 온 사람을 위한 자리도 많았다. Victorola Coffee Roasters310 E Pike St, Seattle, WA 98122, USA 오늘의 커피는 브라질산 ..
::: 여행의 셋째 날, 우리는 포틀랜드로 향했다.시애틀 2박, 포틀랜드 4박, 다시 시애틀 2박.앞뒤로 잡은 시애틀 숙박은 같은 집이었고,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침도 못 먹었거니와 그냥 시애틀을 떠나기가 아쉬워 시내에서 한 곳을 들르기로 했다.그게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었다.이 매장이 있는 시애틀 대학의 북쪽, 파인/파이크 지구는너무 점잖지도, 너무 정신줄 놓은 것 같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의 동네였다. 건물도 크고, 문도 크다.실제로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곳 내부는 꽤나 광활(?)하다. Starbucks Reserve Roastery1124 Pike St, Seattle, WA 98101, USA 사실 여기서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있는Victrola Cof..
::: 시애틀 곳곳을 돌아다니느라 체력을 다 쓴 우리는아쿠아리움을 나온 이후로 사진을 찍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알키 비치, 알카이 비치라고 해야 하나,어쨌든 그곳에 가서도 정작 잘 정돈된 산책로는 걷지도 못하고주차할 곳을 찾아 빙빙 돌다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해변에 잠시 차를 세웠다.바다 냄새가 훅 끼쳐오는,바다를 마주하고 주택가가 조용히 움튼 곳이었다. 한쪽에 보이는 수상 건물은 위태롭기 짝이 없이 보이기도 했지만,하루 이틀 정도 묵으며 바다를 보기에는 좋을 것 같았다. 썰물에 드러난 땅 위에서 사람들은 조개라도 잡고 있는 듯 보였다.한편으로 누군가는 조깅을 했고,누군가는 모래톱 위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진하게 달린 한약처럼 바다 냄새가 진동하든 말든,아들은 코 자고 있었다. 우..
::: 카페 라드로는 다운타운에 있는 카페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이다.시애틀을 기반으로 하는 곳으로 시애틀 곳곳에 열두세 군데 정도 지점이 있는 모양이었다.포르투갈어로 도둑이란 뜻인데, 실제 발음은 '라드루' 정도로 되는 듯하다. 실제로 중절모를 쓴 검은 남자의 형체가 이곳의 로고다.꽤나 늘씬하다. 사진에 보이는 그라인더 수만 해도 세 개.베이커리류는 먹어보지 않았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전체적인 분위기는 그쪽이었는데 검은색 가죽 의자가 있으니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찾은 매장은 Tower 801 이라는,꽤나 고급스러운 아파트의 1층에 있었다.둥그런 전면 창 전체로 들어오는 햇살이 꽤나 멋진 곳이었다. 한 잔은 아이스 라떼,한 잔은 메디치me..
::: 단골로 할 만한 카페가 집 주변에 있기를 바란지 십여 년.전에 살던 본가는 이사를 하고 나니까 좋은 곳이 생겨버렸다.지금 살고 있는 곳은 15분은 차를 타고 나가야 그런 비슷한 곳을 발견할 수 있는데한 군데는 스타벅스고 한 군데는 너무 시끄럽다.그런 동네로 이사가고 싶다고,나와 아내는 자주 말하곤 했다. 시애틀에서 그런 카페를 발견하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둘째 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 차로 10여 분 - 곳에 완벽한 로컬 카페가 있었다. 딱히 주변에 상점이 많지 않은 주택가인데정말 많은 이들이 찾는 카페의 이름은 아날로그 커피. 동네 젊은이들이 거의 일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반려견과 산책하는 포즈대로,누군가는 일어나자마자마리화나 한 대를 피운 표정(시애틀이 있는 워싱턴 주는 마리..
::: 짐을 부리고 에어비앤비에서 빌린 집에 적응을 하기도 전에 배가 고파졌다.시애틀 여행의 시작은 우선 집 주변 산책으로 하기로 했다.시애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는 캐피톨 힐Capitol Hill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그러니까, 지도 상으로는 가까워 보였다.지도의 레이어를 한 번만이라도 지형 모드로 바꿨다면 좋았을 텐데.캐피톨 힐이란 지역 이름에 괜히 Hill이 붙은 게 아님을 우리는 곧 알게 된다. 동네는 한적했다.주민 모두 일요일의 오수에 빠져있는 것일까.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지다다니는 차도 거의 볼 수 없었다.인도 옆에 세워둔 자동차만 각양각생일 뿐이었다.그리고 나무들. 일이백 살은 넘을 것 같은 나무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넓다는 생각은 했지만,이런 식으로 높..
보통은 차를 빌려 가는 곳에 버스를 타고 갔다. 오키나와의 대중교통은 나하 시내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난해한 문제가 된다. 정거장에 붙은 노선도는 암호문처럼 보이고, 만능인 줄 알았던 구글 지도는 침묵하며, 어떤 버스도 시간표에 쓰인 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끝내 오키나와의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한 우리에게 그것이 전혀 아쉽지 않도록 독려한 곳이 바로 미나토가와港川였다. 외국인 거주 지역이었고, 식민지풍의 단층 주택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젊은 주인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곳. 대중교통도 소문만큼 열악하진 않았다. 우리는 그나마 자주 오는 버스를 타서 삼십여 분만에 미나토가와 주변에 내렸고, 다시 십여 분을 걸어 무사히 그 작은 동네에 도착했다. 막상 그곳에 가보니 차가 없는 편이 나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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